詩가 있는 풍경

10월의 마지막 밤에---이명균

미스터 규니샘 2011. 2. 9. 19:57

10월의 마지막 밤에

 

 

우린

서러운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내려 한다.

한 때는 철모르는 悅樂으로

온 몸을 불태우던 날들도 있었지만

 

가을 날 낙엽처럼

大地의 숨결에 우리의 가쁜 숨을 잠재운다.

 

그대여 뒤돌아 온 길을 보라

난만한 꽃 그림자 속에

지난한 사랑의 옛 그림자 숨어 있나니

 

툭툭 호주머니를 털어 내듯

옛 기억 더듬어

이 시월이 가기 전에

 

애틋한 사랑의 감정 남아 있거들랑

씨줄과 날줄로 엮어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혹은 사랑할 사람에게

트위터로 날려보자.

 

그대 애틋한 사랑의 감정 남아 있는가.

 

이런 가을 날

떨어지는 낙엽 조각을 보면서

미어지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없다면

 

아침 강가에 나가

물안개 헤치며 비상하는 갈 새를 보면서

익은 갈대의 서걱대는 속삭임에

마음을 맡겨보게

 

우린 서러운 시월의 밤을 이제 보내려 한다.

새 날을 맞이하기 전에

지나간 옛 사랑의 그림자 더듬어 보자

 

그리하여 지금은 입지 않는 오래 된 옷의

빈 호주머니를 뒤지다가

문득 발견하는 지폐 한 장의

기쁨처럼

 

새로운 즐거움으로 우리의 삶이 충만해 지리니

 

2010 .10월의 마지막 날에 問月閣 이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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