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미시시피의 황혼 - 서정윤

미스터 규니샘 2007. 5. 25. 16:41
미시시피의 황혼
서정윤 | 13  

누구라도 만나고 싶다
겨울 황혼은 갈매기 울음으로 차다
미시시피 하구
뉴올리안즈 아가씨와 함께,
함께 어둠을 맞자
멕시코만의 미풍 속에서
하늘과 바다는 하나가 된다.
아직 외로움을 알지 못한 사람은
미시시피로 가라
이미 푸른 어둠은 물결로 펄럭이고
휘날리는 고동 소리에 목메이듯
우리는 잠시 가난하다.
언젠가 정지해 버릴 시간이 온다.
빛을 다오
아주 강한 빛을 다오
미시시피처럼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황혼은 록키에 고여지고
없어지고 사라지는 시간이 슬프다
순간의 생명을 위해
우리는 기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인생을 다오
하나의 사랑을 다오
하나의 믿음을 다오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처음일 수 있다.

슬픔은 홀로 슬퍼하고
외로움은 속으로
속으로 삭이는 것이지만
인생은 살아주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살려거든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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