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그리운 이에게 - 이명균

미스터 규니샘 2007. 5. 25. 18:12

그리운이에게                             이명균

 

그대가 나를 알든 알지 못하든

난 아무래도 좋아

그대의 추억 한 편이 내 눈가에

남아 있다면

 

그대가 나를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난 아무래도 좋아

그대의 고운 목소리 한 소절이

내 귓가에 머물고 있다면

 

그대가 나를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난 아무래도 좋아

그대의 가녀린 숨결 구름 되어

내 마음에 비를 뿌려 적셔준다면

 

기억의 바다에 자맥질하여

걷어 올린 너의 모습,

해초(海草)처럼 싱싱한 안데르센의 인어가 되어

내 가슴속에 그리움으로 남아 있어.

 

그대를 떠나 온지 며칠 아니 되었지만

봄은 가까인데

왜 이리도 가슴을 여밀 만큼 추워지는지

그대에게 두고 온 사랑이 아쉬운가보다.

허전한 마음에 온통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지만

항상 가슴은 가을을 닮았다.

쓸쓸함으로 마음속엔 낙엽이 지고

이윽고 가문비나무 위로 고독의 눈이 내렸다.

뒤돌아보면

뒤돌아보면

내 발자국 따라 저 멀리

그대의 모습 아른거린다.

인생이라는 내 영혼의 페이지에 기록된 그대의 모습이

 

작은 새

한 마리

내 마음속의 새장에 담아

모이를 주고

물을 주고 싶어...자유의 날개짓을 함께하고 싶어